<작가의 레시피 ・ Artists' Recipes> 기획전
기획ㅣ김명지
작가ㅣ이유림, 이유진, 조유정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
2022.7.1 - 2022.7.30
@artists.recipes
Artists' Recipes
글ㅣ김명지
요리책에는 각양각색 음식들의 요리법이 들어 있다. 모두 다른 음식이지만, 그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떤 재료들과 조리 방법들은 비슷하게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미술이라는 큰 범주 속에는 서로 다른 생각을 담은 수많은 작품과 다양한 형식들이 있다. 이처럼 다양한 면모를 지닌 미술 작품도, 음식처럼 "레시피"를 만들 수 있을까?
세 명의 작가, 이유림, 이유진, 조유정은 서로 다른 매체, 다른 주제 의식을 갖고 작업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전시를 함께 준비하며, 작업에 담고자 하는 내용만큼이나 작품을 만드는 재료들과 기법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그리고 각자가 사용하는 재료의 성격이 작업의 내용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재료나 제작 과정, 소재의 특성도 전하고자 하는 중요한 이야깃거리 중 하나라는 생각만큼, 작품에도 이러한 요소들이 면밀히 드러나고 있었다. 요리법을 나누면 더 많은 사람이 그 요리를 향유할 수 있게 되듯이, 작품의 레시피를 관객들과 나눔으로써 다양한 사람들이 미술과 창작 활동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관객은 주로 작업의 결과물, "완성품"과 같은 작품을 볼 수 있다. 제작 과정이나 재료처럼 실질적이고 물질적인 면은 간과되거나, 전시장 바깥의 자료실 같은 곳에서 따로 보아야 하거나, 작가의 역량이나 창의성이라는 말 뒤에 신비화되어 감춰지기 쉽다. 작품을 보며 궁금증이 생기더라도, 관객이 직접 작가에게 제작 방법이나 재료를 물어보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작가들과 미술 연구자들이 설명하는 작품을 둘러싼 철학적이고 추상적인 이야기에 사로잡히거나 압도되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 우리를 사로잡는 이러한 이끌림은, '이 재료는 무엇일까?', '이 작품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하는 사소한 질문들에서 시작하기도 한다.
《작가의 레시피》는 이 궁금증에 적극적으로 응답하고자 했다. 작가들이 직접 작품을 물질적인 연구 대상으로 보고 탐구한다. 이는 작품의 형식(물질)에서 출발해, 작가 개인과 그 형식의 연관성, 그것의 사회적 의미 등을 해석하고자 하는 최신 미술사 연구 경향과 맞닿아 있다. 이러한 연구는 작품-작가-사회의 관계를 순차적인 것으로 보여주기 쉽다. 이번 전시는 작품에 쓰인 재료와 소재의 설명, 물질적 특징들, 제작 과정을 작품 바로 옆에서 함께 볼 수 있도록 하였다. 과정이 결과처럼, 결과가 과정처럼 보이며 교차한다. 이처럼 작품의 재료와 의미, 형식과 내용은 그 사이에 순서나 위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교차하며 상호작용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완성된 작품만 보아서는 작품의 내용이나 의미가 쉽게 손에 잡히지 않을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바로 작품을 구성하는 물질의 성격이나 재료, 소재, 작업 과정에 들어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현대미술은 어려운 관념 놀이라거나, 이해할 수 있는 소수의 사람만이 향유할 수 있다는 오해를 풀려 하고, 레시피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쉽게 미술을 나누고자 하는 작가들의 태도를 여기에서 엿볼 수 있다. 작업을 하고 미술을 통해 마음을 나누고자 하는 일은 요리를 하고 나누는 마음과 정말 많이 닮아 있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맺는다.
"맛있게 드시고, 괜찮으시다면 '좋아요'와 '구독' 버튼을 누를 게 아니라 옆에 사람에게 해주세요."
(백종원의 요리비책 Paik's Quis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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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 및 작가 인터뷰

전시 연계 워크숍

부산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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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레시피> 책
<작가의 레시피> 책
재료 테이블
재료 테이블
재료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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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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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
사진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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